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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고신화, 한국 단군신화, 이상한 일본신화

by 산야대저택 2025. 2. 2.

반고 盤古 신화



1. 중국의 창세기 '반고(盤古)' 신화 

 

신화(神話)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신의 이야기 라는 뜻입니다. 
현재의 인류는 사실 신화와 무관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만, '이야기'를 좋아하는 현재의 사람들은 신화에 꽤나 깊숙하게 관련되어 살고 있습니다. 이유는 신화가 인류의 삶과 문명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그리스로마 신화나, 인도의 신화, 중동의 기독교 신화외에도 동양에서는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이 각각 문명을 대표하는 신화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화가 있다는 뜻은 그만큼 그 민족의 역사적 뿌리가 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되므로, 민족의 정통성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그 신화가 조금 이상합니다. 

 

먼저 중국의 신화를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이 혼돈이었을때 알에서 태어난 '반고(盤古)'라는 거인이 1만8천년간 매일 한 길의 길이만큼 키가 커져서, 하늘과 땅을 가르고 다시 죽음을 맞이 했지만, 그가 죽을때 그의 몸이 다시 세상을 이루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반고가 죽을때 두눈은 해와 달이 되고, 혈액은 흘러서 하천과 바다가 되고, 살은 땅과 산이 되며, 근육은 산맥이 되었고, 뼈는 암석을 이루고, 호흡과 목소리는 바람,번개,천둥 등으로 세상에 뿌려졌다는 신화입니다. 혼돈에서 반고라는 거인이 세상을 창조한뒤, 다시 여와신이 인간을 창조하게 된 중국의 '창세'신화는 세계 문명권의 신화중에서 '창세'와 '인간의 탄생'을 구분한 의미 있는 신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볼 문제는 각 문명중에서 '창세(创世), 즉 세상을 창조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문화권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상 자체를 탄생시킨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문화는 '중국, 그리스로마, 중동, 인도' 정도 입니다. 
나머지 문화권은 이미 탄생된 세상에서 '인간'이 생기는 이야기로 신화를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중국의 주위에서 현재 나름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현재는 분단 국가이지만, 중국과 비슷하게 거의 5천년 이상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대문명의 경우 끊임없이 중국과 그 이야기가 상호 작용을 통하여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나름의 독특한 문화의 시작점이 신화로 남아 있으므로, 이 또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한국의 '단군(檀君) 신화'

태초에 하늘에서 환인(桓因)이 있었고, 그의 아들 환웅(桓雄)이 지상으로 내려옵니다. 이때 환웅이 내려온 산을 지금의 백두산(长白山)지역입니다. 환웅은 지상에 내려오면서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 를 데려오는데 풍백은 바람, 우사는 비, 운사는 구름을 부렸습니다. 이것만 봐도 이 지역이 농경문화를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이 되며, 그 당시에 농경문화는 부유함을 상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환웅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백일간 '쑥'과 '마늘'을 먹고 버티게 했는데, 호랑이는 도망가고 곰은 100일간 버텼습니다. 그로 인해서 곰이 사람이 되고, 여성이 된 곰의 여자 '웅녀(熊女)' 결혼한 환웅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단군왕검(檀君王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군'이 세운 나라가 '고조선' 입니다. 이를 볼때 당시 백두산 지역은 '농사를 짓고, 곰을 섬기는 부족이 하늘을 제사를 지내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이 모여서 국가를 이룬 것이 조선의 시작이다' 라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신화입니다. 의견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신화를 가진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야기의 줄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고대 아시아에서 가장 늦게 국가체계를 이룬 일본도 신화가 있습니다. 사실 일본 민족의 기원은 중국, 조선, 동남아에서 건너온 원시문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것이 역사적으로 통상적인 해석입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는 중국의 진나라, 조선반도의 고조선 시대에서야 일본에서는 겨우 원시농경시대를 벗어나기 시작했는데,이를 증명하는 것은 당시 일본에는 소위 '기록'이라는 것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후대의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자신들의 고대 신화를 바꿔보고 싶어했던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신화가 재 조합되었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신화는 중국으로보면 삼국시대 '위,촉,오'의 시대쯤 되어서야 비로소, 신화라는 것을 기술하기 시작합니다. 

 

2. 이상한 일본의 신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뿌리를 알 수 없는 일본의 신화는 이러합니다. 태초에 천지가 개벽하자, 천상세계에서 오누이가 신이 되어 나타납니다. 오빠 이름은 '이자나기(伊弉諾神,イザナギ)', 여동생은 '이자나미(伊邪那美,イザナミ)' 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서로 결혼해서 온세상이 바다였을때 '일본'이라는 '땅'을 세상에 낳았습니다. 그후 동생 이자나미는 계속해서 여러 신을 낳았는데, 마지막에 불의 신을 낳고 죽었습니다.여동생이 죽자 홀로 남은 오빠는 눈,코 등 신체의 구멍에서 다시 세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이 세아이 중 하나가 일본신화의 태양의 여신이며 천조대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 あまてらすおおみかみ)' 이며, 이 태양신은 현재 일본의 덴노 (일본의 천왕, 해외에서는 국왕이라고도 부름) 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현재 일본이 모시는 수백만의 神 중에서 으뜸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태앙신 '아마테라스 오오가미(天照大神)'는 나중에 그의 손자인 천손 '(호노)니니기 (ニニギ, 天孫)'에게 땅으로 내려가서 일본을 다스리라고 하면서, 3종 신기(神技)인 옥구슬, 거울, 신검을 주었습니다.  이때 신검은 강력한 힘을 상징하고 거울은 종교를, 옥구슬은 풍년을 의미합니다. (실제 '니니기'의 본명은 매우 깁니다. 줄여서 니니기 ニニギ 라고 부르면 됩니다. 실명은 '아메니기시투니니기시아메쓰히코호노니니기노미코토(天邇岐志國天津日高日子番能邇邇藝命)'입니다. )어쨓거나 땅에 내려온 '니니기'는 지상에 있는 두명의 여신 자매를 만나는데, 한명은 '꽃의 여신, 고노하나사쿠야히메(木花開耶姫)' 였으며, 다른 한명은 바위의 여신 '이와(岩,いわ)' 였습니다. '호노니니기'는 자매중 얼굴이 못생긴 바위여신을 버리고, 아름다움 '꽃의 여신'과 결혼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일본의 천왕은 '신'의 자손이지만 생명이 정해진 '꽃'으로부터 태어났기때문에  '죽음'이 있다고 하며, 지금 천왕은 이들의 자손이므로 '신이지만 죽음이 있다'는 이론을 내세우게 되었습니다. 이후 '호노니니'와 꽃의 신 '고노하나'는 네명의 아들을 낳았고, 그 중에서 막내가 당시 일본의 세력이었던 '야마토'를 정벌하고, 초대 천왕, 진무 덴노가 되었으며, 이때부터 일본의 천왕(덴노)가 지금까지 자손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일본의 덴노가 아키히토에서 그의 아들 나루히토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인의 역사의식에서는 아키히토는 125대 천왕이며, 나루히토는 126대 천왕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진무 덴노의 직계 후손이라고 주장합니다. 

참고로 일본이 벛꼿을 국화로 기리는 이유는 '고노하나'를 숭배하기 때문이며, 현재 '고노하나'는 '후지산'의 神이기도 합니다. 
니니기가 받은 3종 신기는 일본 덴노(天皇)궁에 보관되고 있다고 하나, 천왕외 외부인이 볼 수는 없고, 실제로 본 사람도 없다고 전해집니다. 조금 과한 주장이라고 볼수 밖에 없는 일본의 창세신화는 이렇게 우스꽝 스럽기도 하고,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한편으론 이로 인하여 일본의 국민들에게는 '덴노 = 신' 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했고, 이로 인하여 20세기 초 일본이 중국과 조선을 침략할때 그들은 '천왕의 백성, 위대한 민족'이며, '중국과 조선'의 국민들은 신의 핏줄이 없는 '열등한 국민'이므로 일본인이 중국인과 조선인에게 행했던 여러가지 만행들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죄의식이 없는 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신화라는 것이 단순한 몇천년 전의 이야기꺼리가 아니라, 이렇게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칠수 있음을 알게해주는 사례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중국과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이 있지만, 사실 서로의 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 것은 그닥 쉬운 주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 하기 보다는 각국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차이점을 조금씩 이해하는 태도를 갖추기 위하여, 때때로 각각의 민족들이 가진 '생각의 뿌리'를 학습해보는 것은 '상호 차이'를 이해하는 '건전한 접근방법'임은 분명한것 같습니다.